과거제는 사라졌다. 수십 년 공부는 허사였다. 삶이 나날이 비참해가고, 소흥(小興) 함형(咸亨)의 무르익는 술 향기가 달콤하다. 취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었다. 시대가 나를 저버렸다지만, 나는 나를 버릴 수가 없지 않은가? 나는 장삼을 벗지 못한 채, 단삼을 입은 이들처럼 서서 술을 마셨다. 나의 정체는 애매하고 모호했다. ...
- 苦讀과 孤獨
- 2008/07/16 22:37
루쉰의 단편소설집『납함(呐喊)』을 읽다. 시대가 개인을 향해 강권하는 온갖 비극들이 그토록 담담한 필치로 씌어질 수 있음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. ‘납함’은 ‘고함’, ‘외침’을 말한다. 그의 고함에는 쉰 소리가 난다. 막혀 있어 가라앉은 목소리다. 그도 그럴 것이, 아직은 시대의 새벽이기 때문이다. 새 시대의 여명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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