결여된 인간들 斷想과 丹傷

나의 더러움을 차마 핥을 수 없는 벌레들이 하나 둘씩 몰려와 가느다란 더듬이를 갖다 댄다. 그것들이 싫지 않지만 종종 두려움을 느낀다. 잡으려 하면 오히려 달아나기 바쁜 그것들이 어찌 내 추한 몸뚱이 주위를 맴돌고, 살갗 위에 찜찜한 타액을 뱉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. 겁이 많은 나는 차마 그것들을 밟아 죽일 수가 없었다. 나는 그것들을 어찌 대할까, 종잡을 수 없어 어지럽다. 아직도 내 귓바퀴 언저리엔 이미 古人이 된 J.R선생, I.K선생, K.M선생의 말이 웅웅거린다. 이제 나는 그들의 제자가 될 수 없음을 시인할 수밖에 없고, 그들이 진정 그들 자신의 제자였는지를 진지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으며, 사실은 그들이 단지 떠버리에 불과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해보면서 조소를 토해내지 않을 수 없다. 게다가, 그들의 제자임을 자처했던 수천, 수만의 벌레들 중 과연 누가 그들의 제자였단 말인가? 나는 그들을 밟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애써 거둔다. 아니, 내게 그들을 짓밟을 발바닥이 있었단 말인가? 이런, 나는 한 번도 아래를 내려다 본 적 없고, 제 발로 걸어본 적조차 없는, 세상에서 가장 추악한 냄새를 풍기는 벌레가 아니었던가?

2008. 10. 20
粗髥散筆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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